SF 영화를 현실로 만드는 한국의 보안 기술 현장

 요즘 지어진 대부분의 건물 출입문을 보면 도어락이 설치되어있다. 하지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대부분의 문에는 도어락 대신 홍채 인식기가 달려 있다. 누명을 쓴 톰 크루즈(주인공)가 길거리를 지나가면 ‘스파이더’(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홍채인식 로봇) 가 그의 홍채를 알아보고 움직인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의 눈을 자신에게 이식해 감시 장치를 피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中>

 영화 속 시대 배경은 2050년도. 그러나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상상보다 현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했다. 영화 속 시대보다 40년 더 빠른 2011년도에 홍채 인식 기술을 눈 앞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제11회 국제보안기기 및 정보보호전(이하 ‘Security World Expo 2011’)’ 이 바로 그 현장.

각 기업체들이 저마다 새로운 첨단보안 제품을 전시 및 시연하는 ‘Security World Expo 2011’이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먼저 처음 이야기 했던 '홍체 인식 기술'을 이용한 홍채인식 PC 보안 솔루션. 홍채 인식을 통한 인증으로 비밀번호 유출 및 해킹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보안 폴더의 접근은 사용자 본인의 홍채 인증 외 다른 접근 방법을 금지하고 있다.

<홍채인식 PC 보안 솔루션>
  

 기존의 생체인식을 이용한 대표적인 보안시스템으로는 '지문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실리콘으로 위조가능, 다수의 오동작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생체 인식 기술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기술인 홍채 인식 기술은 지금까지는 높은 가격과 어려운 사용법으로 대중화 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연구로 홍채인식 시스템을 작은 크기와 낮은 가격으로 변화 시킨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작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의 소중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는데 홍채 인식 기술이 대중화 되어서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DVD-RW를 내장한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보안기기 전시회에서 비디오 레코더를 본 순간 '비디오 레코더가 왜 여기에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있는 비디오 레코더는 어렸을 적 TV에서 나오는 만화나 영화를 단순히 녹화하는 기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시회에서 본 비디오 레코더에는 엔지니어들의 멋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었다.  최대 16대의 CCTV 영상을 HD 화질로 관리할 수 있는 비디오 레코더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자체 모바일 뷰어를 제공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렛 PC를 갖고 있는 고객의 경우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보안기기들이 모바일 장치 속에 녹아 들어 점점 더 스마트해진 것이다.

 모바일 뷰 앱을 통해 실제 스마트폰에서 녹화되고 있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청소로봇. 실제로 처음 보았는데 생각보다 소음이 없이 구석구석 잘 돌아다녔다. 이제 단순 청소만 하는 로봇이 아니라 첨단 영상 감시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신기술 복합 제품으로 진화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CCTV를 탑재한 영상보안 로봇청소기>

 
 청소 기능은 물론이고 로봇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 곳곳의 상황을 살필 수 있다. 그리고 PC 웹뷰어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양방향 통화로 집에 홀로 있는 아이나 애완동물을 돌보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iPhone app 스크린 샷 
  출처 http://itunes.apple.com/us/app/id393064422?mt=8#

 원격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서 다양한 조작 명령(전후좌우, 회전이동, 정지, 조명 LED ON/OFF, 충전복구)에 의해 영상을 보면서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한정된 공간을 감시하던 CCTV 와 달리  '움직이는 CCTV' 라는 새로운 컨셉트로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이미 이슈가 되었다. 로봇 청소기의 이동성을 살린 능동적인 감시가 가능해진 것이다.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영상으로 확인하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보인다.

 작년도 보안업계의 주요 이슈들 중 두 가지 이슈는 아동성범죄와 맞벌이부부를 위한 보안 상품이었다. 늘어나는 아동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요 보안기업인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만약의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며 '워킹맘'이 늘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항상 돌봐줄 부모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범죄 위협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이슈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보안기기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위치 확인 전용 단말기>

 처음에 봤을 때 유치원 애들을 위한 장난감 전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이 아이들이 좋아할 간편하고 귀여운 모양으로 되어있다.
 기존의 핸드폰에서도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능은 가능하다. 하지만 핸드폰과는 달리 위치 확인 단말기에 전화서비스가 부가적으로 들어간 것이다.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아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물론 긴급상황 시,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긴급출동 서비스를 통해 위험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

 국내 최초 3중(GPS + WiFi + Cell) 위치측정 기술인 HPS 방식을 도입하여, GPS 방식만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다른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에 탁월한 정밀도를 바탕으로 아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단순하게 위치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출동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국 어디든 안전요원이 신속히 출동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국한 되는것이 아니라 노약자나 여성들에게도 좋은 보안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ecurity World Expo 2011 를 다녀와서 느낀 점은 보안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이다. 영화 속 이야기 같았던 홍채인식 시스템은 이제 상용화되었다. 그리고 단순한 청소로봇은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컨트롤 할 수 있는 보안로봇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보안'을 왜 하는 것일까?' 에 대해 생각해 봐야한다. 궁극적인 목적을 잃어버리고 기술적인 면에서만 발전하게 된다면 점점 더 사람을 감시하고 가두는 철창밖에 안 될 것이다. 예를 들어 CCTV 가 보안을 위한 목적을 잃는다면 개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는 감시카메라 밖에 안되는 것이다.

 사실 보안기술만으로 범죄를 100% 예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먼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 많은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 여성, 노약자 등의 사회적 약자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범죄예방 활동이 이루어 진다면 Security World Expo 2011 에서 보았던 보안기술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