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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Travel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Behind-Story (Ver.Reporter Jack2)

 지난주 목요일 안철수연구소(이하 안랩)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길을 나섰다. 날씨가 좋아서 집에서 지하철역까지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길에서는 진한 봄내음이 전해진다. 추위는 잊어버린채 드디어 봄이 찾아온 것이다. 잠시 진한 봄내음을 접어두고 지하철을 탔다. 1시간 남짓 되는 시간이 걸려 안랩에서 가까이 위치한 5호선 여의나루역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평일 오전인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여의나루역 출구로 향하는 곳곳에서 ‘봄꽃 축제’ 라는 문구를 보면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여의도 봄꽃 축제’ 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고 듣기만 해서 나에게는 거리가 먼 축제였다.
 하지만, 안랩을 방문하게 된 날 직접 ‘여의도 봄꽃 축제’를 만끽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함께 활동하는 '안철수연구소 대학생 기자단 7기' 동기들은 대부분 중간고사 준비에 들어간 재학생이다. 시험 준비로 ‘봄꽃 축제’를 제대로 만끽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축제를 모두와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한다. 또한, 안랩인들에게는 여의도 사옥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봄꽃 축제'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축제라고 본다.
 

벚꽃나무로 수놓은 길이 봄꽃축제를 찾아 온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보를 나온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가벼운 걸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얼마만의 일인지 간만에 일상 속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터벅터벅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안랩 앞에 도착했다.
혼자가 아닌 사내기자인 제민이형과 하늬와 세 명이 함께 여의도를 걸어서 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 날은 4월 14일 블랙데이었다. 세 명 모두 '솔로'인지라 점심으로 짜장면을 제안했다. 안랩아래에 중국집이 있어서 그 곳으로 향했다. 먹기 전 까지는 별 생각이 안들었는데 눈 앞에 있는 짜장면에서는 묘햔맛이 났다. ㅠ.ㅠ 정말 내년에는 짜장면... 먹지 말아야지 이런 각오로 짜장면 그릇을 비웠다.

 이제 취재를 위해서 길을 나섰다. 먼저 안랩에서 가까운 여의도 공원으로 들어왔다.
 

 

여기에는 꽃은 많이 피지 않았으나 봄꽃만큼이나 파릇파릇한 유치원생들이 보였다. 


요즘엔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는데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니까 왠지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내가 봤으면 그냥 지나쳤을 오리일텐데, 오리를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동안 ‘일상속의 작은 것을 놓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심은 사람을 순수하게 만드는 것 같다.

 

 
 발걸음을 옮겨서 한강 공원 쪽으로 향했다. 한강 공원으로 가는 길에 부쩍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한강주변을 돌기에는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한강 공원을 가는 길에 맛있는 냄새에 길을 멈추었다. 맛있는 냄새의 정체는 오징어, 쥐포를 굽는 냄새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단은 쥐포 한 봉지를 산 뒤에 다시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 동안 서울을 여러 번 오고 갔다. 하지만 ,대부분 저녁에 사람들 만나러(?)가는 일이 많았다. 저녁에 모이다 보니 장소도 매번 모이는 곳에서만 갔었다. 이런 기회가 생겨서 생애 처음으로 내 발을 '여의도 한강 공원'에 들여 놓는 순간을 맞이했다.


 한강공원에는 사원증을 매고 있는 여의도 근처 회사원분들을 많았다. 그 중에 '안랩人'들을 볼 수 있었다. 점심식사 이후 같은 팀원들끼리 나온 듯했다. 제민이형의 팀원들은 치킨을 사들고 한강공원으로 나왔다고 했다.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우리와 함께 했다는 사실... 지.못.미. "형 나중에 따로 한강 공원가서 치맥해요(단둘이 말고요~~~ ㅋㅋㅋ)"
 
 한강공원에 오자마자 우리들의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딸의 자그마한 발에 을 신겨주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한강 공원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손이라 하면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자그마한 발에 양말을 신겨주는 손에서는 투박함은 찾아볼 수 없고 부드러움이 묻어났다. 겉은 거칠어 보이지만 속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부드러운 것이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 아닐까?
 

 
남은 점심시간을 바깥에서 보내려고 온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다. 그 중에는 준비성 있게 돗자리까지 챙겨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따스한 봄 날씨가 한껏 더 분위기를 뛰어주었다.


 공원에서 다니는 비둘기를 쫓아다니는 꼬마아이를 볼 수 있었다. 어른들에게는 흔한 한강 공원의 비둘기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비둘기 하나가 친구가 된 듯하다. 아이의 눈 속은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었다.
 



 한강 공원을 지나가는데 오늘이 블랙 데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남남커플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보였다. 솔로이었기에 남의 일 같이 않아서 씁쓸한 기분이었다.

 
 어느 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나를 제외한 두 명은 팀에서 허락받은 시간이 다되어서 들어가고 홀로 봄꽃축제 현장으로 향했다.
 '여의도 봄꽃 축제'하면 '윤중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다시 '여의도 봄꽃 축제'에 언제올지 모른다. 그리고, 
이왕 여기까지 온거 '윤중로'도 둘러 보기로 했다. 윤중로를 가기위해 먼저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면서 다시 여의도 공원을 지나게 되었다. 공원에서 정성을 들여서 의자에 페인트칠을 하는 어르신을 볼 수 있었다. 바로 눈 앞에는 보이지 않지만 뒤에서 일하고 있으신 이런 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아름다운 봄꽃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지금은 이렇게 훌쩍 커버렸지만 다들 어머니 품 안에 안겨있던 시기가 있을 것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오늘 여의도를 지나다니면서 그 동안 감사함을 잊고 지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감사한 생각도 잠시 단체로 봄꽃 놀이를 나오신 ‘어머니’들을 마주쳤다. 바쁘신 ‘어머니’들에게 봄꽃 놀이가 꽃향기처럼 달콤한 휴식이 되었을 것이다.


 오전에 봤던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을 따라서 한 줄로 나란히 걷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마치 공원 속에서 일열로 늘어선 노란 개나리꽃처럼 보였다.



 여의도 공원을 지나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다른 유치원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엔 하얀 목련꽃들의 모습이었다.


 국회의사당을 지나 윤중로 벚꽃길이 시작되었다. 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벚꽃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윤증로에는 단순히 벚꽃 나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봄꽃 축제인 만큼 봄꽃을 이용한 여러가지 예술 작품이 전시 되어있었다. 그리고 문화예술 공연도 준비 되어 있었다.


본 공연은 저녁에 시작하는 관계로 보지 못했지만 공연 리허설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쓰레기 없는 봄꽃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 시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분들은 원래 국회경비대에서 근무 중인 의경 분들인데 국회 근처에서 열리는 봄꽃 축제를 맞이해서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봄향기 가득한 봄꽃 축제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캠페인 활동이었다. 나도 쓰레기 봉지를 하나 받은 뒤 다시 길을 나섰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차량 한 대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 보니 라디오 공개 방송 중이었다. 오늘 공개 방송은 즉석에서 노래 도전자 신청을 받았다. 그래서 도전자 누구든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봄꽃 축제를 맞이해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 보기 좋았다.


 지나가는 시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인형'이 있었다. 소방서 '캐릭터'이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거의 '뿡뿡이' 수준의 인기로 계속되는 사진촬영을 했다. 잠깐의 휴식 소방계속된 사진 촬영해 피곤했는지 햇살을 맞으며 편하게 쉬고 있다. 


  이 날에는 아직 벚꽃이 만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중로 벚꽃 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에는 분홍색의 작은 팝콘들이 달려 있는 것 같았다. 벚꽃 나무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윤중로를 지나 KBS 신관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이 날 여의도 거리 중 벚꽃이 가장 활짝 펴있는 거리였다. 지금쯤이면 꽃들이 만개해서  그림 같은 풍경일 것 이다. 이 거리가 축제기간 동안 '차 없는 거리'에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장시간의 여정을 마친 뒤 안랩으로 향했다. 오늘 안랩에서 만나려고 했던 황미경 부장님은 아쉽게도 못 만났다. 종헌이형이 부탁했던 선물을 하늬편으로 전달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꽃과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하루가 되었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들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시든 꽃은 한 해를 지나 다시 봄이 오면 꽃을 피운다. 하지만, 오늘 오가면서 봤던 많은 사람들을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오늘 봤던 유치원생,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아주머니들, 공원에서 일하시는 분, 의경들, 자전거 탄 사람 등 이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 것이다. 아무리 멋진 축제라고 해도 혼자서 즐기면 축제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더 즐거운 것이 축제 아닐까?